잠이 오지 않는다
밤은 깊었는데, 눈꺼풀은 무거워지지 않았다.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몇 번이고 몸을 뒤척였지만, 잠은 오지 않았다. 머리맡의 시계는 규칙적으로 초침을 움직였고, 그 소리가 방 안에 울리는 것 같았다. 시간은 여전히 흘러가는데, 나만 그 흐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기분이었다. 눈을 감고 가만히 있으려 해도,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. 낮에 있었던 일들, 아무 의미도 없는 기억의 조각들, 내일 해야 할 일들이 뒤섞여 머릿속을 떠다녔다. 잡으려 하면 사라지고, 떠나보내려 하면 다시 떠오르는 생각들이 얽히고설켜 있었다. 이불을 발끝까지 끌어올렸다. 몸을 감싸는 포근함이 잠을 불러올까 했지만, 오히려 더 깨어 있는 느낌만 들었다. 방 안은 고요했고, 창밖에서는 간간이 차가 지나가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렸다...
2024. 10. 25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