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소설

덥다

by 망인생 2025. 5. 20.

창문을 열었는데, 바깥 공기가 더 더웠다.
선풍기는 미지근한 숨을 내뱉었고, 물은 금방 체온과 비슷해졌다.
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땀이 났고,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짜증이 났다.

핸드폰도 뜨거웠다.
생각도, 이불도, 나도 다 뜨거웠다.

"덥다."

그 한 마디가 방 안에 천천히 퍼졌다.
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.




'소설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아무 것도 하지 않기로 한 날  (0) 2025.06.09
귀찮아서 세계를 멸망시켰다  (0) 2025.05.13
피곤함  (0) 2025.02.02
피곤  (0) 2024.12.05
다음 세상의 나에게  (0) 2024.10.29